판결 요약
피고인 (학교 교장) 이 피해자 (교무부장) 와의 워크숍 참석 중 밤늦게 술자리를 마친 후, 피해자가 피고인을 숙소까지 배웅하러 들어온 사이 피고인이 피해자의 신체에 손과 혀를 대는 등 강제추행을 한 사건이다.
2015고단6414 강제추행
판 결
사건 2015고단6414 강제추행
피고인 A
검사 김정화(기소), 연제혁(공판)
변호인 변호사 B 법무법인 담당변호사 C
판결선고 2017. 5. 15.
주 문
피고인을 징역 1년에 처한다.
다만, 이 판결 확정일부터 2년간 위 형의 집행을 유예한다.
피고인에게 120시간의 사회봉사와 120시간의 성폭력 치료강의 수강을 명한다.
이 유
범죄사실
피고인은 화성시 D에 있는 E초등학교 교장이었던 자이고, 피해자 F(여, 52세)은 위 학교의 교무부장이다.
피고인과 피해자는 2015. 7. 3. 14시부터 7. 4. 17시까지 1박 2일 일정으로 충남 태안군 G에 있는 H리조트 내에서 '1학기 창의지성교육과정'이라는 주제로 워크숍에 참석하였고, 워크숍을 마치고 저녁식사 후 밤늦게까지 직원들과 함께 술자리를 가졌다.
피고인은 2015. 7. 4. 01:00경 술자리 후 피해자가 술에 취한 피고인을 배웅하여 피고인의 숙소인 위 리조트 B동 103호의 문을 열고 현관까지 들어가, 피고인에게 '안녕히 주무세요.'라고 인사를 마치고 나가려는 순간, 갑자기 피해자의 왼쪽 어깨를 잡아끌어 껴안고, '뽀뽀나 한번 하지.'하며 입에 혀를 집어넣고, 이에 피해자가 '이러면 안 됩니다. 교장선생님,'이라고 말을 하며 피고인을 밀었으나 또다시 피해자의 왼쪽 어깨를 잡아끌어 피해자의 입에 피고인의 혀를 집어넣는 등 피해자를 강제로 추행하였다.
증거의 요지
1. 피고인의 일부 법정진술
1. F의 법정진술
1. I의 일부 법정진술
1. 제2회 공판조서 중 증인 F의 진술기재
1. 제3회 공판조서 중 증인 J의 진술기재
1. 제4회 공판조서 중 증인 K의 일부 진술기재
법령의 적용
1. 범죄사실에 대한 해당법조 및 형의 선택
형법 제298조, 징역형 선택
1. 집행유예
형법 제62조 제1항
1. 사회봉사 및 수강명령
형법 제62조의2, 보호관찰 등에 관한 법률 제59조,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16조 제2항 본문, 제3항 본문, 제4항
피고인과 변호인의 주장에 관한 판단
1. 주장의 요지
피고인과 변호인은 이 사건에서 유일한 증거인 피해자의 진술이 신빙성이 없으므로, 피고인에 대한 범죄의 입증이 충분하지 않다고 주장한다.
2. 판단
가. 법원은 공소사실을 뒷받침하는 피해자 등의 진술의 신빙성 유무를 판단함에 있어서, 진술 내용 자체의 합리성·논리성·모순 또는 경험칙 부합 여부나 물증 또는 제3자의 진술과의 부합 여부 등은 물론, 법관의 면전에서 선서한 후 공개된 법정에서 진술에 임하고 있는 증인의 모습이나 태도, 진술의 뉘앙스 등 증인신문조서에는 기록하기 어려운 여러 사정을 직접 관찰함으로써 얻게 된 심증까지 모두 고려하여 신빙성 유무를 평가하게 되고, 피해자를 비롯한 증인의 진술이 대체로 일관되고 공소사실에 부합하는 경우 객관적으로 보아 도저히 신빙성이 없다고 볼 만한 별도의 신빙성 있는 자료가 없는 한 이를 함부로 배척하여서는 안 된다(대법원 2012. 6. 28. 선고 2012도2631 판결 참조). 또한 그 진술이 주요 부분에 있어서 일관성이 있는 경우 역시 그 밖의 사소한 사항에 관한 진술에 다소 일관성이 없다는 등의 사정만으로 그 진술의 신빙성을 함부로 부정하여서는 안 된다(대법원 2008. 3. 14. 선고 2007도10728 판결 참조).
나. 이 사건으로 돌아와 살피건대, 앞서 든 증거들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면, 피고인이 공소사실 기재와 같이 피해자를 강제추행하였음을 인정할 수 있다. 피고인과 변호인의 이 부분 주장을 받아들일 수 없다.
1) 피해자는 이 사건이 있은 후 10일 정도 후인 2015. 7. 14. 이 사건을 수사기관에 신고한 이래, 수사기관과 이 법정에서 일관되게 추행 전의 교장의 동선과 언행, 추행의 장소와 시간, 경위 및 방법, 추행 부위와 정도, 추행과 관련하여 피고인이 했던 말, 추행 후의 상황에 대하여 구체적이고 일관되게 진술하고 있다.
2) 피해자는 피고인이 교장으로 있던 학교의 교무주임인데, 의전에 대한 부담으로 교장이 숙소까지 들어가는 것을 보기 위하여 교장을 따라 들어갔다고 진술하고 있다. 피해자에게 우호적이지 않은 교감 K 역시 위와 같은 행위를 의전으로 생각하지는 않으나 범죄사실 직전 해에 있었던 워크숍에서 피고인이 먼저 들어간 자신과 전 교무주임을 전화로 다시 불러내었다는 점, 피해자가 이전 회식에서 교장인 피고인을 제때에 차에 태우지 않는 등 의전상의 실수를 한 바 있다는 점 등을 진술한 바 있다. 이러한 K의 진술에 비추어 보면, 피해자는 피고인을 방에 들어갈 때까지 배웅하여야 한다는 부담을 상당히 느꼈을 것으로 보인다.
3) 피고인은 당시 [가 피고인이] 방에 혼자 들어가는 것을 보았다고 진술하였다고 하면서, 피해자가 거짓 증언을 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이 법정에서 [가] '당시 조도는 자리에 있던 사람들의 얼굴을 식별할 수 있는 정도는 되었고, 피고인이 자리에서 일어나 들어간다고 하는 것은 보았으나 2~3m 반경에서 피해자가 뒤에서 따라가는 것은 보지 못하였다.'고 진술한 바 있기는 하다. 그러나 I는 '데크에 있던 선생님들 중에는 피해자가 왔다 갔다 한 것을 보았다는 데, 나는 보지 못했다. 피고인의 자리에서 방까지 4~5m 떨어져 있었는데 3~4m는 보지 못하였다.'는 진술을 한 것에 비추어 보면, 당시 I가 데크에서 피고인과 피해자의 상황을 집중해서 볼 정도로 주의를 기울이고 있지는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즉, I는 피고인이 방에 들어가는 과정을 모두 보지 못하였고 인사하고 일어서서 가는 순간 정도를 목격하였다고 보이고, I가 진술한 조도나 거리는 객관적인 조도나 거리가 아닌, 자신의 기억에 의존하여 추측한 조도나 거리에 불과하여, 피해자의 진술과 크게 모순된다고 보기 어렵다.
4) 피고인은 이 사건 강제추행 전 후의 사정은 모두 기억하면서, 수사기관에서 이 법정에 이르기까지 피고인의 방안에서 일어났던 이 사건 추행 당시만 기억나지 않는다는 취지로 진술한다. 수사기관 및 이 법원에서의 진술을 종합하면, 피고인은 펜션 203호에서 음담패설을 한 것, 자신의 숙소 앞 데크에서 술을 마시고 일어난 것, 들어가서 범죄사실 기재 시간부터 불과 7분 후에 피해자와 L교사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낸 사실까지도 모두 기억하면서도, 이 사건 추행 사실 부분만 필름이 끊겨 기억이 나지 않는다는 취지로 진술하고 있어 그 신빙성이 매우 떨어진다. 또한 증인들 중 누구도 피고인을 만취하였다고 느꼈던 사람이 없다.
5) 피해자는 이 사건 바로 다음 영업일인 2015. 7. 6. 아침에 이 사건에 관하여 교감에게 문제제기하였다. 피고인은 피해자의 문제제기에 2015. 7. 9.경 적어도 오른쪽 무릎이 굽혀진 상태에서 잘못을 사과한 바 있고, 이후 교감인 K 역시 피해자에게 피고인을 용서하라고 말한 바 있다. 피고인은 당시에도 피해자 진술이 거짓임을 의심하면서도 기억이 나지 않아 '사실임을 전제로' 이와 같은 행위를 하였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피고인이 이전에도 성희롱 사건 등에 휘말려 교육청에서 주의를 받은 바 있는 상황에서, 그보다 훨씬 중한 추행을 내용으로 하는 피해자의 주장에 사실이 아닐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면서 바로 사과를 하였다는 것은 매우 이해하기 힘들다. 특히 피고인은 초등학교의 교장으로, 상당한 도덕성을 요구하고 성추문이 치명적으로 작용할 수 있는 직책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더욱 그러하다.
6) 피해자가 추행 다음날 정상적으로 행동하였고 피고인을 칭찬하였다는 것을 피고인과 변호인은 범죄사실이 없었다는 강한 반증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성폭행 피해자들의 상당수가 당혹감과 자책으로 강제추행 바로 다음 가해자들에게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은 점, 피해자는 교감 승진을 위하여 피고인이 교장으로 있는 학교에 전입하여 온지 4개월 정도밖에 되지 않아 그에 대한 욕심으로 내적 갈등이 있었을 것으로 보이는 점에 비추어 보면 이와 같은 행동이 부자연스럽거나 이례적이라고 보이지도 않는다.
7) 피고인과 변호인은 피고인이 이전에 피해자의 업무 미숙을 지적한 바가 있어서 이에 앙심을 품고 피고인이 피해자를 무고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피해자가 이전에 업무미숙으로 지적을 받았다고 하더라도 피고인과 교감 이외에는 이를 아는 사람이 거의 없었고, 피고인과 피해자의 갈등 관계를 인지하였던 동료교사들도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피해자 역시 오랫동안 교직에 종사한 자로서, 단순히 평점을 잘 받을 유인이 있었다는 이유로 피해자가 피고인을 형사적으로 무고할 만한 동기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고, 달리 이 사건 범죄사실의 시점에서 피해자가 피고인을 무고하기 위하여 위증 및 허위의 진술을 할 만한 사정도 엿볼 수 없다.
신상정보의 등록 및 제출의무
이 사건 범죄사실에 관한 유죄판결이 확정되면 피고인은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42조 제1항 본문의 신상정보 등록대상자가 되므로, 같은 법 제43조에 따라 관계기관에 신상정보를 제출할 의무가 있다.
공개명령 또는 고지명령의 면제
피고인의 나이, 직업, 재범의 위험성, 범행의 내용과 동기, 범행의 방법과 결과 및 죄의 경중, 공개명령 또는 고지명령으로 인하여 피고인이 입을 불이익의 정도와 예상되는 부작용, 그로 인해 달성할 수 있는 등록대상 성폭력범죄의 예방효과 및 피해자 보호 효과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볼 때,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47조 제1항, 제49조 제1항,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제49조 제1항 단서, 제50조 제1항 단서에 따라 신상정보를 공개·고지하여서는 아니 될 특별한 사정이 있다고 판단되므로, 피고인에게 공개명령 및 고지명령을 선고하지 아니한다.
양형의 이유
1. 양형기준의 적용
[권고형의 범위]
일반적 기준 > 강제추행죄(13세 이상 대상) > 제1유형(일반강제추행) > 기본영역(6월 ~ 2년)
[특별양형인자]
없음
2. 선고형의 결정
피고인은 교장의 지위에서 그 평가를 받는 피해자를 추행하여 피해자가 겪었을 고통이 상당하였을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피고인은 피해자에게 진정으로 사과한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피해자가 피고인의 엄벌을 탄원하고 있다. 피고인은 자신의 잘못을 전혀 반성하지 않고, 오히려 피해자의 인성 등을 비난하면서 피해자에게 2차 피해를 야기하여 왔다. 피고인은 초등학교 교장을 지낸 자로서 교육행정가로 교육자와 학생을 관리하여야 할 지위에 있었음에도, 자신의 술자리에서의 음담패설이나 여타 교사에 대한 추행행위(피고인은 이로 인해 정직이나 주의 등을 받은 바 있다)를 살가움이나 친근감의 표시, 심지어는 남성의 호방함으로 표현하는 등 심각하게 왜곡된 성의식을 여과 없이 드러내면서 피해자에 대한 공감능력의 결여를 여실히 보여 주고 있다. 그러나 피고인은 이 사건 이전에는 형사처벌을 받은 바 없다. 피고인은 정상적인 사회적, 가정적 유대관계를 유지하는 것으로 보인다. 그 밖에 피고인의 나이, 성행, 범행의 동기와 경위, 수단과 결과, 범행 후의 정황, 범죄 전력 등 이 사건 변론과 기록에 나타난 모든 양형조건을 참작하여 주문과 같은 형을 정한다.
판사 김도요